낮은 곳을 찾아 흘러내리는 물처럼,
(재)한국사회투자 이종수 대표
이종수 KSoP 부회장님
<한국사회투자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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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곳을 찾아 흘러내리는 물처럼, 어렵고 힘든 사회적 소외계층에게 희망을 주고자 발 벗고 나서는 인물이 있습니다. (재)한국사회투자의 이종수 대표가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그는 해외에 다수의 은행을 설립하는 등 세계적인 금융인으로 20여 년간을 활동하며 남부러울 것 없는 성공가도를 달렸습니다. 그런 그가 지금은 사회적 소외계층을 위한 은행을 만들고 제2의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 걸쳐 있는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연대은행을 거쳐 (재)한국사회투자를 설립한 이종수 대표. 그의 이야기를 MBN '정완진의 The CEO' 제작진에서 직접 들어봤습니다. 대학 시절의 이종수 대표는 공부보다는 사회적 이슈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군사정권으로 인해 학교 내에는 경찰들이 상주하고 있었고, 학생들은 데모를 하며 이에 맞서고 있었습니다. “불평등과 불공정으로 가득 차 있는 사회를 가만히 지켜볼 수 없었습니다. 학생운동에 참여하며 힘없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소리를 냈죠. 이때부터 사회적 소외계층에 대한 관심을 가지며 그들의 편에 서고 싶어졌습니다.” 하지만 이종수 대표는 학생운동을 했다는 이유로 취업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그는 신원 조회를 하지 않는 외국계 은행에 입사를 합니다. 그는 세계금융시장의 중심인 홍콩을 비롯해 아시아 각국에서 다수의 은행을 설립하는 등 20여 년간을 일하며 베테랑 금융인으로 거듭납니다. 그러던 중 이종수 대표는 캄보디아에 발령을 받아 갑니다. 그곳은 내전으로 인해 사람들의 삶이 피폐해진 상태였습니다. 그 속에서 고통 받는 사람들의 모습을 목격한 이종수 대표는 대학시절 힘없는 사람들의 편에 서서 목소리를 높이던 자신의 모습을 떠올립니다. “캄보디아의 고통 받는 사회적 소외계층을 볼 때마다 안정적인 금융인 생활을 하며 어느 순간부터 안일하게 살아온 제 자신이 부끄러워졌습니다. 이제는 내 자신이 아닌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살기로 결심했습니다.” 인생의 새로운 목표를 정한 이종수 대표는 회사를 그만두고 생각을 행동으로 옮길 본격적인 준비를 합니다. 때마침 그는 인도네시아 노동부로부터 농촌 직업훈련 프로젝트를 평가하는 수석컨설턴트 자리를 제안 받게 됩니다. “인도네시아 농촌 빈민들의 직업훈련을 시행해 그들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 속에는 마이크로크레디트라는 개념이 깔려 있었습니다. 마이크로크레디트는 사회적 소외계층에게 무담보 무보증으로 소액자금을 대출해줌으로써 그들의 경제활동과 자활을 지원하는 개념입니다. 저는 인도네시아 농촌 곳곳을 다니며 그들이 자립해가는 모습을 보았고, 마이크로크레디트의 개념과 힘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1997년 외환위기가 닥치면서 인도네시아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경기도 급격히 어려워집니다. 일자리를 잃은 사람은 돈을 빌리고 싶어도 담보와 보증이 없어 빌릴 수가 없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마이크로크레디트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한국에 마이크로크레디트를 도입하기로 결심하고 한국으로 들어와 한국형 마이크로크레디트에 대한 연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종수 대표는 자영업 비율이 30% 이상을 웃도는 한국 실정에 맞는 마이크로크레디트 모델 개발에 나섭니다. 자영업은 5년 이내에 망할 확률이 80%가 넘는데다가 외환위기 이후여서 담보 없이 돈을 빌려주는 것은 높은 위험성을 가져올 수밖에 없습니다. 그는 대학원에서 공부를 하고 전문가들과 상의 끝에 RM(relationship manager)시스템을 도입합니다. 그것은 단순히 대출만 해주는 것이 아니라 고객마다 담당 전문가를 붙여 지속적인 관리를 도와주는 시스템이었습니다. 한국에 적합한 마이크로크레디트 모델 개발 후, 이종수 대표는 2002년 사회연대은행을 출범시킵니다. 그리고 삼성으로부터 여성가장을 돕기 위한 기금인 10억 원을 기탁 받아 ‘여성가장 창업지원사업’팀을 꾸려 RM시스템을 토대로 사업 아이템 선정부터 장소 물색, 금융 지원 등을 거칩니다. 그 결과 뜨개질이나 수공예를 전문으로 하는 가게인 ‘실로 여는 세상’이 문을 열며 성공적인 첫 대출이 이루어집니다. 창업을 도와준 이후에도 꾸준히 방문하며 컨설팅을 해주는 등 사후관리도 책임졌습니다. 그 이후 기업, 은행, 학교 등 여러 곳으로부터 재원을 지원받아 2005년까지 127개의 창업을 이끌어냅니다. 그럼에도 이종수 대표는 재원 마련을 위한 계속적인 노력을 이어갔습니다. 그때 그는 액수가 얼마 되지 않아 찾아가지 않는 돈인 ‘휴면예금’에 대해 알게 됩니다. 그 규모는 4천억 원에 달했습니다. “휴면예금을 마이크로크레디트 사업의 재원으로 활용하면 좋을 것 같았죠. 마침 공청회장에서 발표할 기회가 있어 휴면예금 활용방안에 대해 의견을 내고,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하는 자리도 생겨 휴면예금에 대한 법안에 대해 슬쩍 운도 떼 보았습니다.” 그 결과 휴면예금을 관리하는 재단이 생기며 재원을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생기게 됩니다. 하지만 정부가 재단을 운영하면서 미소금융으로 성격이 바뀌었고, 휴면예금은 미소금융의 재원이 되고 맙니다. 게다가 휴면예금 외에 여러 재원들 또한 그쪽으로 몰리면서 사회연대은행은 급속도로 위축됩니다. “악화된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 새로운 모델의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사회적 소외계층에게 대출을 해주면서도 우리 사회의 빈곤 문제를 좀 더 근본적이고 파급력 있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았습니다. 그 결과 ‘개인’을 대상으로 했던 마이크로크레디트에서 ‘조직’이나 ‘기업 프로젝트’ 등으로 대상을 바꿔 낙후된 사회 구조 개선에 좋은 포괄적인 금융활동이 적당할 것 같았습니다. 그 기획을 바탕으로 이종수 대표는 2012년 재단법인 한국사회투자를 탄생시키며 새로운 출발에 나섭니다. 그는 협동조합, 사회적 기업, 청년?소셜벤처 등을 대상으로 융자사업을 펼쳐 그들을 통해 다양한 경로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이끌고 있습니다. 또한 경제적 가치뿐만 아니라 돈으로 평가할 수 없는 사람들의 자활의식이나 자신감 등의 유익한 가치까지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사회적 소외계층에게 희망을 주고 더 나은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힘쓰고 있는 (재)한국사회투자 이종수 대표. 그는 사회연대은행과 한국사회투자를 이끌며 우리 사회에 아름다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재)한국사회투자 이종수 대표의 이야기는 11월 16일 ‘정완진의 The CEO’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출처] MB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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