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금피로증후군에 사라진 크리스마스기적 ‘기부’...후세대 위한 투자
YTN라디오(FM 94.5)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8년 12월 24일 (월요일) □ 출연자 : 비케이 안 한국기부문화연구소 소장 ◇ 김호성 앵커(이하 김호성): 요즘 정말 크리스마스 분위기 안 난다, 이렇게 생각하고 계시는 분들 많으신 것 같고요. 캐럴도 흔치 않고요. 크리스마스 트리도 잘 눈에 안 들어오고. 그런데 여기에서 더 중요한 부분이 있습니다. 어려운 이웃과 함께 따스함을 나누는 기부, 기부문화도 우리 사회에서 예전 같지 않다. 이런 이야기가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기부문화와 관련된 활동을 오래 전부터 해오고 계시는 분이시죠. 한국기부문화연구소 비케이 안 소장, 연결해서요. 이런 저런 이야기를 여쭤보도록 하죠. 소장님, 안녕하십니까. ◆ 비케이 안 한국기부문화연구소 소장(이하 비케이 안): 안녕하세요. ◇ 김호성: 비케이 안 소장, 잘 모르시는 분들 있습니다. 소장님, 간단하게 하시는 일 설명해 주신다면요? ◆ 비케이 안: 기부문화에 대해서 연구를 좀 해오고 있고요. 지금 여러 가지 사정이 좀 어려운데 여러분들이 많이 이제 기부문화가 기부산업으로 발전해나가면서 정확히 기부를 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호성: 크리스마스 이브인데요. 크리스마스 기부가 예년에 비해서 어떤가요? ◆ 비케이 안: 옛날처럼 그렇게 크리스마스 스피릿이라든지 이런 분위기가 안 나죠. 물론 크리스마스하고 기부하고 연결된 지점이 있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그 꼭짓점이었는데, 말씀하시니까 옛날 생각이 나네요. ‘메밀묵 찹쌀떡’ 소리가 동네 어귀에서 들리는 듯합니다만. 저는 개인적으로 베이비부머 끝자락에 있는 사람인데 주로 60~70년대 크리스마스 하면 선물도 주고받고 하는 그런 것, 그건 하나의 문화였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제 그런 문화가 많이 지금 없어졌지만, 어쨌든 저 개인적으로 크리스마스 기부의 추억을 넘어서 유년기 인격형성에 아주 중요했던 그런 역할을 해왔던 것 같아요, 그런 것들이. 그래서 사실 크리스마스 때 주는 선물이 영어로 얘기하면 기프트(선물)인데 그때는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한테 아무 대가 없이 주는 것이 아니라 주로 아는 사람한테 줬지만, 지금은 기부라는 것이 대가 없이 주는 그런 정의로 바뀌었습니다. 그래서 옛날만 해도 모든 기부들이 크리스마스 날 근처로 집중이 됐었는데 지금은 이제 연중으로 퍼져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아시다시피 여러 가지 사회 현상으로 크리스마스 기프트 이런 기부가 전설이 될까 봐 아주 걱정이 됩니다. ◇ 김호성: 그런데 소장님, 조금 전에 크리스마스 추억 이런 말씀도 하시고 그랬는데, 요즘엔 보면 말이죠. 주말에 나온 기사 가운데서 보면 ‘강매의 추억 크리스마스 씰’이란 기사가 있었는데, 이 기사 조회수가 굉장히 많았어요. 그래서 공감하시는 분들이 참 많아서 그런 것인다. 이런 생각도 들고 그랬는데요. 크리스마스 씰, 지금도 여전히 있는데 ‘그게 지금도 있나?’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 비케이 안: 저 개인적으로 얼마 전에 제가 태어난 날, 년도의 씰을 사서 사람들한테 선물도 한 적이 있습니다. 씰 판매는 대한결핵협회에서 하는 주된 모금 방법인데 어쨌든 결핵 퇴치에 많은 공헌을 했다고 봅니다. 사실은 우리는 이것을 공익연계 마케팅 혹은 코즈 마케팅이라고, 착한 소비죠. 원조라고 보는데. 그때 당시에 어렸을 적에는 이런 구수한 토박한 강매 같은 걸로 우리도 하나의 미덕으로 취급했습니다만, 요즘은 기준이 변해가지고요. 강매가 되기 때문에 조심을 해야겠죠. ◇ 김호성: 이 같은 인식을 갖게 된 계기가, 물론 여러 가지가 있겠습니다만 최근에 어금니 아빠 사건, 이영학 씨 사건 이후에 ‘내가 기부한 이 돈이 정말 제대로 쓰이는 게 아니구나’ 이런 회의적인 생각을 가지신 분들이 그렇다면 안 하겠다. 이렇게 많이 있는 것에서 기인하는 것 아닌가. 이런 해석도 있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그럴까요? ◆ 비케이 안: 그렇죠. 기부를 하는 이유가 열 가지라면, 기부하지 않는 이유는 두 배가 더 많습니다. 그중에 경제 문제를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데 저희 전문가들은 기부 공식에 경제 문제를 포함시키지 않으려고 많은 노력을 합니다. 그 이유는 경제가 좋았던 적은 별로 없었거든요. 그래서 기부를 연구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사람들이 내 코가 석자라든지, 곳간에 인심이 난다. 이런 말들이 맞는 말이기 때문에 이럴 때 더 밉게 들리긴 합니다. 주된 문제가 세 가지가 문제가 있죠. 경제 문제라든지, 신뢰 문제, 그다음에 시스템 문제. 그런데 이걸 우리는 삼각파도에 빠져있지 않았냐. 혹은 또 더 큰 차원에서 보면 국제적으로 지금 퍼펙트 스톰에 있다, 해서 이제 사실 과연 바닥이 언제인지. 저는 작년도 정도가 바닥일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바닥, 어디인지 걱정이 됩니다. 중요한 것은 신뢰를 잃어서 기부 한파에 일조했다고 얘기하는데 신뢰는 기부의 전제조건이 아니라 결과거든요. 마찬가지로 기부 스캔들 이런 것들이 결과이지, 원인이 아니라는 겁니다. 그래서 기부는 오히려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촉매제인데 기부가 축소되면 따라서 심리적으로 경제가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사실은 경제 문제가 나아진다고 기부가 늘어나는 것은 많이 드물거든요. 그래서 이게 잘 해결돼야 할 텐데 걱정입니다, 어쨌든. ◇ 김호성: YTN 라디오 같은 경우에도 보면 ‘나누면 행복한 라디오 쇼’ 이런 걸 통해서 많은 어려운 이웃돕기 운동 캠페인을 펼쳐나가고 있거든요. 그런데 보면 기부라는 것이 기분 좋게 하는 기부가 있는가 하면, 마지못해서 하는 기부도 있고요. 그러니까 빈곤의 어떤 최대화라고 할까요. 이런 걸 자꾸 보여줘서 사람들의 자발적인 참여보다는 억지로 참여하게 하는 부분들이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보고 계시는지요? ◆ 비케이 안: 맞습니다. 모금하는 사람들이 많이 노력을 해야 하고 윤리적으로 해야겠죠. 그런데 그렇지만 기부는 남을 행복하게 하지만 자신도 행복해지는 가장 가성비 높은 사회적인 투자라고 저희들은 보고 있고요. 또 기부문화는 앞으로 우리 한국의 백년대계를 내다보는 어떤 미래의 먹거리 산업이라고 할까. 그런 것들의 인식이 필요하고요. 국가의 품격을 말해줍니다. 그래서 기부는 가치를 배분하는 산업 정도가 아니라 앞으로 가치를 새로 생산해내는 그런 산업으로 기억해야 하고요. 진정한 국격은 아까 말씀드린 대로 자원적으로 참여를 해서 여러 가지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풀뿌리 힘에서 나온다고 보기 때문에 간단히 말씀드려서 기부 선진국 같은 경우는 생색내기 같은 것도 자연스럽게 유도도 하고요. 또 흉내가 기부의 씨앗이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이런 흉내를 진정성으로 변화시키는 역할을 해야 하고요. 이게 아이들 교육에서 가장 좋은 본보기기 때문에 이걸 해야겠죠. ◇ 김호성: 비영리재단이나 사회적 기업 같은 경우에서 이 같은 기부문화를 확산시키는 데 일조할 수 있지 않을까요? ◆ 비케이 안: 그렇죠. 우리 인간이 만들어낸 가장 발명품 중의 하나가 기부이고 인간 단체인데 이것을 잘 살려서 우리나라에 잘 적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호성: 흔한 거리 모금에 국한하지 않고요. 조금 더 직접적인 능동적인 참여, 이런 것들을 통해서 내실 있는 기부문화가 확산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겁니까? ◆ 비케이 안: 그렇죠. 아무래도 우리가 지금 앞으로 보면 우리나라에서 공유경제라든지 경영경제, 토큰경제, 순환경제 이런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이미 4차 산업혁명에 깊숙이 들어와 있고요. 앞으로 이제 우리 젊은 사람들이 많이 하는 핀테크라든지, 또 앞으로 우리 블록체인 같은 이런 기부 패러다임에 큰 영향을 줄 만한 이런 기술들이 많이 나올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까 말씀드린 대로 중요한 것은 기부문화에서 기부 산업으로 바뀔 것인데 앞으로 비영리 고용인구도 많아지고요. 그다음에 기부 개념의 정의의 범위도 확장될 겁니다. 중요한 것이 기부란 게 과연 뭐냐. 또 기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냐. 이 변화도 굉장히 중요한데, 가장 우리나라에서 필요한 것이 왜 기부를 해야 하는지, 이 Why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가 우리 기부자뿐만 아니라 그 다음에 우리 비영리단체, 그다음에 국가 정책을 하시는 분들, 미디어, 모든 사람들이 팀웍이 돼서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그렇게 생각이 되죠. ◇ 김호성: 소장님, 지금 말씀하신 ‘왜 기부를 해야 하는가’ 그 Why에 대한 강조를 하셨는데, 사실 개개인의 입장으로 돌아가면 ‘어떻게 기부를 해야 하는가’ How에 대한 고민하시는 분들도 있는 것 같아요. 남을 위해서 좋은 일을 하고 싶다, 망설이고 있는 청취자분들이 있다면 어떤 조언을 해주시겠습니까? ◆ 비케이 안: 그렇죠. 지금 여러분들 쪽에서 아시다시피 떠밀려서 기부를 해오지 않나, 생각하시고 후회하시는 분들 많이 계시고 여러 가지 사건으로 가치나 신뢰에 상실감이 드실 겁니다. 또 어떤 분들은 모금피로 증후군이 만연하다고 느끼고, 그런 분도 계시고요. 저도 솔직히 기부 후에 만족을 못하고 예후에 만족을 못해서 기부 후에 찝찝함 그런 느낌이 많이 있어서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우리 다음 세대 본보기를 위해서라도 기부문화는 이어져야 하고요. 앞으로 100년을 내다보는 우리 국가의 기간산업이라고 생각하시고 투자를 생각하십시오. 그대로 주저앉아서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호성: 알겠습니다. 따스함을 나누는 데 큰 역할 해주시길 바랍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비케이 안: 감사합니다. ◇ 김호성: 지금까지 한국기부문화연구소의 비케이 안 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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