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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케이안 KSoP 부회장] 얼굴 가리고 선행에 나선 천사들의 마음속을 들여다보니

얼굴 가리고 선행에 나선 천사들의 마음속을 들여다보니


[비케이안 KSoP 부회장]

<한국기부문화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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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을 절대 밝히지 말아 달라”

지난해 12월 15일 법정 모금단체인 충북사회복지보금회 사무실에 한 남성이 찾아왔다. 그는 직원에게 봉투를 살며시 내밀며 “취약 계층과 복지 사각지대에 도움을 주고 싶다. 정체가 알려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하고는 사라졌다. 봉투에는 2000만원 수표가 담겨 있었다.

7일 사회복지모금회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1억원 이상 개인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에 오른 익명기부자 수는 총 1771명 회원 대비 219명으로 적지 않은 수치를 차지한다. 지난해 40명의 익명기부자가 회원에 올랐고 2016년에도 48명이 오르며 신원을 밝히지 않는 기부는 해마다 일정 수를 유지하고 있다. 비영리 단체 아름다운 재단 관계자도 “정확한 추산은 힘들지만 매년 꾸준히 익명기부자들이 성금을 보내주신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왜 선한 기부를 하면서도 가면 뒤에 얼굴을 감추는 것일까?

지난해 12월부터 올 1월 2일까지 언론에 소개된 익명기부자 34명 중 29명은 비영리 기관에 기부금을 전달하며 편지나 당부의 말을 함께 전했다. 이들이 남긴 메시지에 등장한 ‘단어’ 빈도를 ‘워드 클라우드’를 통해 분석해 얼굴없는 천사들의 '마음' 속을 들여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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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부터 올 1월 2일까지 언론에 소개된 익명기부자이 남긴 메시지를 분석한 '워드 클라우드'. 이들이 남긴 메시지에는 이웃, 어렵다, 조금, 마음 등의 단어가 자주 등장했다.

익명기부자들이 기부금을 전하며 가장 언급한 단어는 ‘이웃(14회)’이었다. 충북 제천시청에 연탄 2만장을 기부한 익명기부자는 “연탄이 필요한 이웃에게 부탁합니다”라며 짧은 편지를 남겼다. 광주 광산구 신창동 주민 센터에 라면 50상자를 기부한 익명기부자도 “어려운 이웃에게 전해 달라”는 짧은 메시지를 남기고 떠났다.

6년째 한 익명기부자가 쌀 포대를 놓고 간다는 경기 파주시 파평면사무소 관계자는 "익명 기부자가 우리 마을과 특별한 인연이 있는 사람일 거란 생각이 든다"며 "기부자의 소식이 전해질 때면 고향에 대한 자부심이 든다"고 설명했다. 이같이 주민 센터나 시청 등 지역사회를 위해 익명으로 기부한 사람들은 ‘이웃’이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하는 경향을 보였다.

노연희 가톨릭대 교수(사회복지학)는 “기부에는 굉장히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개인의 환경, 특성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익명기부자는 비영리 기관의 활동을 오래 지켜봤을 것이고 기부 대상에게 투명하게 전달될 것이란 신뢰가 있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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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많은 빈도수를 보인 단어는 ‘어렵다(13회)’와 ‘조금(9회)’이었다. ‘어렵다’는 단어는 기부금으로 어려운 사람을 도와달라는 문장에서 사용됐으며 ‘조금’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라는 식으로 쓰였다. '조금'이란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익명 기부자들은 자신들의 기부에 대해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한국 기부문화 연구소 비케이 안 소장은 “익명기부자들을 만나보면 자신의 돈을 좋게 쓰면서도 혹여나 기부 금액을 밝혔을 때 작게 비칠까 조심스러워하는 경향이 있었다”면서 “주변 시선에 대한 걱정으로 정체를 가리는 경우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서양에서는 자신의 기부를 떳떳하게 밝히는데 우리나라도 기부자체를 자랑스러워하는 문화가 형성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박흥철 사무처장도 “익명기부자들은 이름을 내는 행동이 자칫 자신을 알리기 위한 수단으로 보일까 우려한다”면서 “주변사람들이 자신의 기부 사실을 알았을 때 뜻하지 않은 불편한 상황이 일어날 것도 우려해 순수한 의도만으로 익명기부를 선택하곤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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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자주 등장한 단어로는 ‘마음(7회)’, ‘도움(7회)’, ‘전하다(5회)’, ‘따뜻하다(5회)’ 등이 있었다. 이들은 선행을 전하는 대표적인 단어들로 익명기부자의 기부에 대한 감정을 나타내고 있었다.

최승원 덕성여대 교수(심리학)는 “자신을 드러내는 기부보다 익명기부의 자기만족감이 더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학생들에게 학습을 유도할 때도 실질적 보상을 주는 것보다 성취감을 주는 방식이 효과적”이라며 “기부 역시 자신을 드러내 얻는 만족에 비해 본인 스스로 느끼는 내면의 만족감이 오래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원본] 세계일보

[출처링크] http://www.segye.com/newsView/2018010700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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