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지출 딜레마, 사회적 기업에 답있다
박태규 KSoP 부회장님
<연세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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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부 예산에서 사회복지 지출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증가율 또한 전체 재정 지출 상승을 주도하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 향후 사회복지 지출이 재정 지출 증가에도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기 때문에 복지 재정 지출의 빠른 증가에 대비하기 위해 재정 효율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사회적 기업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먼저 사회적 기업에 부여된 역할에 비추어 볼 때 취약계층에 고용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고용복지를 통해 복지 재정 지출을 절약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처럼 복지 재정 상승세를 맞이하는 시기에는 사회복지서비스 공급을 효율화하기 위한 사회적 기업의 역할에 주목해야 한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정부 재정을 통해 이뤄지는 사회복지서비스 공급은 국공립기관, 민간 기관, 그리고 바우처 제도 등 세 가지 경로로 구분할 수 있다.
이런 구분에도 불구하고 국공립기관이 거의 대부분 민간 비영리기관들에 위탁·운용하고 있어 사회복지서비스 공급 기능은 민간 비영리기관에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민간 비영리기관들이 축적해 온 다양한 분야의 사회복지서비스에 대한 특화된 지식, 전문성 그리고 자본을 활용할 수 있어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정부의 직접 공급 방식으로 인한 정부의 팽창을 방지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특정 지역에서 복지서비스를 공급할 수 있는 민간 비영리기관이 제한적이거나 일정한 자격을 갖춘 기관이 드물면 기관 간 경쟁이 제한적일 수 있다.
또한 사회복지서비스 질적 수준을 측정하고 판단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공급기관의 책임성을 판단하는 것도 매우 힘든 상황이다. 때로는 민간 비영리기관들이 정부와 협력관계를 오래 유지하면서 독점적인 공급자 행태를 보일 수 있다.
이제는 더 이상 급격히 증가하는 사회복지서비스 공급을 기존 민간 비영리기관을 중심으로 한 공급 체계에만 의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사회복지서비스 공급 생태계 변화를 위한 사회적 기업의 역할이 필요하다.
사회적 기업의 역할은 단순히 기존 환경에서 효율적이고 질적 수준이 높은 서비스를 공급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사회적 기업은 현재 사회복지서비스 공급자 기능을 하고 있는 기존 민간 비영리기관들과 경쟁을 통해 시장 환경을 변화시키고 사회복지서비스 시장 전반에 효율성을 제고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사회적 기업은 기존 민간 공급자들과 달리 기업적 특성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시장성을 지속할 수 있는 꾸준한 노력을 통해 복지 재정 효율성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 기업은 사회복지서비스를 수혜자를 우선으로 하는 수혜자 중심의 공급 방법을 통해 이뤄지게 된다. 사회적 기업은 주어진 환경에 맞는 서비스만을 공급하는 소극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새로운 수요를 찾기 위해 인적자원 교육과 인적 개발 프로그램 등 지속적인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혁신을 발휘할 수 있다.
지역과 지역주민 간 관계를 통해 보다 새로운 형태의 사회적 서비스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키려는 역할과 시장을 통해 이뤄지기 어려운 취약계층에 대한 우수한 품질의 사회복지서비스 공급이라는 역할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사회복지서비스 공급자 역할로 인해 사회적 기업의 재원이 복지 재정에 크게 의존하는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사회적 기업 스스로 정부의 위탁공급자 역할을 하는 데서 벗어나 효율성과 시장의 경쟁성 확보와 더불어 재원 조달에 다양성을 확보하려는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출처가 다양한 재원을 조달할 수 있도록 정부와 민간(기업) 부문의 사회적 기업에 대한 지원을 장려하는 제도도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
[출처]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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