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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KSoP 운영위원] 구세군도, 사랑의 온도탑도…꽁꽁 얼어붙은 ‘기부’

구세군도, 사랑의 온도탑도…꽁꽁 얼어붙은 ‘기부’

[기자] 해마다 이맘때면 구세군 자선냄비나 후원단체들의 모금활동이 이어지죠. 그런데, 기부로 훈훈하게 데워졌던 연말이 사라졌습니다. "가뜩이나 먹고살기도 힘든데" "나도 힘든데" 하며 경기도 어렵고요, 또, 잇따른 비리로 기부 의향은 더욱 식고 있는 겁니다. 결국, 어려운 우리 이웃들이나 보육원, 복지시설에는 더욱 한파가 불어닥치고 있는데요, 어느 정도인지 지금부터 따라가보시죠. [리포트] 연말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명동 거리입니다. 요즘 나가면 꼭 들려오는 소리가 있죠. ["우리의 작은 정성과 관심도 어려운 이웃들에게 큰 힘이 됩니다."] 빨간 옷을 입은 구세군과 빨간 냄비. 연말 기부의 상징이죠. 자, 한번 보실까요. 연신 종을 흔들어 보이지만, 사람들은 무심코 지나가버리는데요. 모금 활동을 한 시간 동안 지켜봤습니다.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오후 시간대. 과연 몇 명이 찾았을까요? 단 4명입니다. [이선영/서울시 서초구 : "요즘 사람들이 각자 살기에 바빠서 줄어든 것 같은데 작은 돈이라도 기부하는 게 좋은 거 같아서 기부했어요."] 그런데, 모금 활동이 예전같지 않습니다. 연말 두 달 간 목표 모금액이 65억 원인데, 이제 20일 남은 시점에서 채운 금액은 현재 15억 원입니다. [곽창희/구세군자선냄비본부 사무총장 : "작년에는 그래도 아이들이나,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기부에 참여했는데 올해는 여러 가지 상황으로 인해서 참여율이 조금 저조하지 않은가…."] 이번에는 또 다른 연말 기부의 대명사죠. 광화문의 사랑의 온도탑입니다. 지난달 20일부터 모금을 시작했는데 12월 중순인 현재 온도는 몇도 일까요? 온기를 데우기에는 역부족인 15.9입니다. 지난해와 비교해서 어느 정도일까요? [예종석/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 : "12월 11일 기준 653억 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전년 동기에는 854억 원을 기록했으니까 전년대비 지금 76.5% 정도의 모금 실적을 보이고 있습니다."] 기부 분위기가 꽁꽁 얼어붙은 지 이미 오래... 특히, 기부의 큰손도 사라지고 있습니다. 1억 원 이상 기부하는 고액 기부자, 아너소사이어티도 줄고 있다고 합니다. [예종석/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 : "기부가 줄면 당연히 배분 대상들, 수혜자 여러분들께도 작은 성금이 돌아가기 때문에 저희들로서는 상당히 걱정이죠. 경기 여건이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소외된 이웃들은 더 어렵습니다."] 이렇게 기부가 줄자 타격을 받는 건 사회복지시설이나 보육원 같은 곳인데요. 60명 가까운 아이들이 지내는 서울의 한 보육원. 아이들은 대부분 기초생활수급자로 정부의 지원을 받아 생활하고 있는데요. 그야말로, 기본적인 생계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권필환/아동복지기관 원장 : "기부가 없으면 아이들한테 보다 나은 인간적인 삶, 사람다운 삶을 살게 할 수 있는 게 어려워지는 거죠. 그냥 정말 기본적인 먹고 자고 기본적인 생활만 정부 지원으로 해결되고…."] 매년 기부금이 줄고 있다는 게 피부로 와닿는다는 보육원 측은 연말이라고 해서 사정은 나아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기부금이 줄면서 가장 먼저 줄이는 건 먼저 아이들의 교육비입니다. [권필환/아동복지기관 원장 : "미루다 보면 아이들 자체도 하고 싶은 마음도 사그라지고 시기도 놓치다 보니까 아이들의 재능을 잘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하게 되죠."] 한참 멋부릴 나이의 아이들에게 옷과 신발도 원하는 만큼 해주지 못해 항상 미안한 마음 뿐입니다. [권필환/아동복지기관 원장 : "내가 이 아이들을 키우면서 정말 아버지 마음, 부모의 마음으로 아이들을 키우는데 자식한테 못해 줄 때만큼 마음이 아플 때가 사실 없거든요. 이렇게 점점 기부와 후원이 줄어드는 이유, 우리 사회의 기부 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는데요."] [김현수/한국기부문화연구소 부소장 : "'선뜻 지갑을 열어서 이웃을 돕고 자 하는 여유가 없다.' 여유가 있으신 분들은 지금 어렵지만 더 어려울 때를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지갑을 열지 않고 있고, 기부받는 기관들이 돈을 얼마나 투명하게 잘 쓰고 책임감 있게 썼는가에 대한 신뢰가 적기 때문에…."] 거액의 기부금을 받아 유흥비 등으로 탕진하면서, 억대의 기초생활수급비까지 타낸 이른바 '어금니 아빠' 사건. 그리고 연이어 터진 기부금 횡령 사건과, 경제 위기까지 이어지면서 기부금을 줄이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겁니다. [정주호/경기도 안양시 : "(언제 마지막으로 기부하셨어요?) 한 2년 전에…. 구호 단체들이 구호 활동을 제대로 안 한다는 뉴스를 보고 부정부패 많이 저지른다는 소리를 듣고 ‘아 그럼 내가 낸 돈도 어려운 사람들한테 가는 게 아닐 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이 좀 많이 있었어요."] [진현미/충청남도 당진시 :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쭉 할 거고요. 요즘 경제가 어려운 게 가장 큰 문제인데 시작이 참 어렵지 한 번 하면 쭉 하기는 쉽거든요. 이것이 잘 쓰이고 옳은 곳에 쓰이길 바라는 마음뿐이죠."] 앞서 들으신 시민의 이야기처럼, 꾸준한 기부 문화가 정착되기 위해선, 기부금을 받는 기관의 변화와 연말에만 쏠려있는 기부문화 역시 바뀌어 한다고 하는데요. [김현수/한국기부문화연구소 부소장 : "커피 한잔 값, 빵 몇 봉지 값이라도 작게 조금씩 시작해보고 정기적으로 하시는 것을 권해드리고요. 기부받는 기관들의 돈을 허투루 쓰지 않는 노력, 그리고 그 돈이 만들어낸 사회 변화들을 기부자들에게 잘 알리는 것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오늘이 12월 13일, 올해도 아직 18일 정도가 남았습니다. 몰아닥친 한파에 얼어붙은 기부까지 이번 겨울이 더욱 춥게 느껴지는 우리 이웃들과 함께 나눠보시는건 어떨까요? 김병용 기자 (kb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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